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어둠

<책 속으로> 오빠는 저러한 불쌍한 사람을 위하여 목숨까지 바친 셈인가! 이러한 생각이 불쑥 일어나자 그의 조그만 가슴이 화끈 뜨거워진다. 그는 얼른 알코올 십뿌(濕布[습포]:찜질수건)를 가지고 환자의 곁으로 가서 붕대에 손을 대었다. 오빠는 참으로 이런 사람을 위했음인가? 머리가 어찔해지고 손끝이 포들포들 떨린다. 풀리는 붕대에서는 살 썩은 내가 뭉클뭉클 일어난다. 참말 오빠는 사형을 당하였어, 거짓 소리가 아닐까. 손은 환부를 꾹 눌러 누런 고름을 뽑으면서 맘으로는 이리 분주하였다.......
<책 속으로>

오빠는 저러한 불쌍한 사람을 위하여 목숨까지 바친 셈인가! 이러한 생각이 불쑥 일어나자 그의 조그만 가슴이 화끈 뜨거워진다. 그는 얼른 알코올 십뿌(濕布[습포]:찜질수건)를 가지고 환자의 곁으로 가서 붕대에 손을 대었다. 오빠는 참으로 이런 사람을 위했음인가? 머리가 어찔해지고 손끝이 포들포들 떨린다. 풀리는 붕대에서는 살 썩은 내가 뭉클뭉클 일어난다. 참말 오빠는 사형을 당하였어, 거짓 소리가 아닐까. 손은 환부를 꾹 눌러 누런 고름을 뽑으면서 맘으로는 이리 분주하였다.......
강경애(1906.4.20.~1943.4.2.)
일제강점기 여성 소설가이다. 일제 강점기 당시 사회적 인간관계와 빈곤한 생활 등에서 겪는 문제들을 파헤치고 사회의식을 강조한 작품들로 유명하다.
1931년 <조선일보>에 단편소설 「파금」을, 같은 해에 잡지 <혜성>에 장편소설 「어머니와 딸」을 발표하고 문단에 등장했다. 1932년 단편소설 「부자」 「채전」 「소금」 등을, 1934년 <동아일보>에 장편소설 「인간문제」를 연재했다. 그 외에 주요 작품으로는 「해고」 「지하촌」 「어둠」 「축구전」 「유무」 「모자」 「원고료 이백 원」 「산남」등이 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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